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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만난 동물친구들괴산 생활 2008 2009. 1. 9. 15:54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바로 작년의 일인데도 왠지 까마득히 옛일처럼 느껴지다 사진을 한장씩 보고 있노라면 조금씩 또렷해지는 지난 1년간의 농부생활. 밭에서 굵은 땀방울 흘리며 이름 모를 미생물에서부터 여러 곤충, 그리고 고라니까지 참 많은 동물과 마주했다. 때로는 손이 바빠서, 때로는 귀찮아서, 때로는 너무 빨라서 사진으로 담지 못한 친구들도 있지만 몇장 사진으로 남긴 것을 모아 봤다. 벚꽃에서 열심히 작업중인 벌과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색을 지녀 한참을 넋 놓고 바라봤던 곤충. 기름진 땅을 만들어주는 유기농의 숨은 공신 지렁이와 고추밭 한떼기를 초토화 시켜 미움을 샀던 땅강아지. 성체보다도 더 이뻐보였던 무당벌레 번데기와 성에 차진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진딧물을 처리에 힘 써준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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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벌거지괴산 생활 2008 2008. 10. 24. 23:00
가뭄이 심해 유난히 벌레가 심한 올 가을..브로콜리며 배추며 애벌레가 득실득실.. 관행으로 하시는 분들도 벌레잡기가 쉽지 않다 하니 유기농은 말 다한거다. 늘 창고에서 하다, 많이 서늘해진 어느 날 양지 바른 마당 가운데서 따땃한 햇살 쪼이며 수확해 온 브로콜리에서 벌레를 털어내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할머니가 오셔서는 이것저것 살펴보신다. 그리곤, 옛날에도 한 번 이런 벌레가 많이 나왔었다 하시며 그 땐 이 벌레를 '김일성 벌거지'라 불렀다고 그러신다. 모두들 신기해 하며 '아니, 왜요??'라고 여쭸더니 '아무리 약을 쳐도 죽질 않아서...' 라고 얘기해 주신다. 벌레 피해가 심해 우울모드였던 우리에게 웃음을 전해주고 가신 할머니..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