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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6] 끝을 향해제주/생활 2011. 12. 26. 08:30
1 1 . 1 2 . 1 7 . 토 ~ 1 2 . 2 3 . 금 제주도의 겨울은 푸르다. 제주도의 다른 지역은 요즘 잘 안 다녀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사는 서쪽 지역은 그렇다. 차창을 내려 매서운 바람을 맞지 않는다면 지금이 겨울인가 싶다. 크리스마스는 멀게만 느껴진다. 마무리 되어 가는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마음에서도 크리스마스는 멀리 있다. 페인트는 한 번 쓰윽 칠하면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보고 있노라니 꽤 공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다. 다른 곳에 묻지 않게 비닐을 씌우고 칠하고 말린 후 다시 칠하고... 거기다 계속 내린 비 때문에 작업 순서가 꼬여 시간이 더 많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롤과 붓이 지날 때마다 집은 급격하게 바뀌어갔다. 홈쇼핑에서 보여주는 화장 전후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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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5] 비가 그쳤으니 분주하게제주/생활 2011. 12. 21. 23:49
1 1 . 1 2 . 1 2 . 월 ~ 1 2 . 1 6 . 금 평소 같았으면 너그럽게 즐길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지긋지긋할 수 밖에 없는 비(雨)의 시간들이 지나갔다. 새로운 주가 시작되었고 그동안 밀린 작업을 채워나가느라 현장은 무척 분주해졌다. 각기 다른 분야의 작업단들이 작은 공간의 여기저기서 각자의 기술을 뿜어냈다. 제법 긴 시간동안 이루어진 목공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한가지 작업이 끝나 기쁘기도 하지만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기쁨도 아쉬움도 잠시, 정신없이 새로운 팀들이 치고 들어왔다. 타일 작업이 있었다. 굵고 짧게. 전광석화 같이 타일을 붙이고 하루만에 사라지셨다. 집이 한층 더 산뜻해졌다. 원래 지난 주에 시작하기로 계획했으나 비 때문에 연기되었던 페인트 작업이 시작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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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3] 연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제주/생활 2011. 12. 18. 10:00
도시에서는 가게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전등이 반짝거리고 캐롤이 울려퍼질 시기. 내 의사, 의지와는 상관없이 연말 분위기를 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12월. 하지만 리(里) 단위의 시골은 열외다. 제주도의 12월은 미깡(밀감) 따기 바쁘고 한 겨울임에도 밭은 무럭무럭 자라난 채소들로 푸르러 그저 농번기일뿐이다. 그런 환경 속에 학교와 집만을 오가는 모범생 마냥 공사장과 집만을 오가는 생활이 이어지니 연말 기분은 달력 보며 공사 일정 점검할 때나 잠깐 느낀다. 대륙고기압의 발달로 점점 차가워지는 바람과 동지를 향해 가며 점점 짧아지는 해가 공사에 지장을 줄까 그저 염려스럽기만 하다. 1 1 . 1 2 . 0 2 . 금부터 1 2 . 0 6 . 화까지는 목공, 미장 공사에 필름 부착 등의 공사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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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4] 허물기제주/생활 2011. 10. 28. 23:54
집을 새로 지으면 하루 하루 새로운 것이 쌓여 올라가겠지만 낡은 집을 고치는 우리는 일단 허물기부터 시작한다. 지붕이 너무 낡아 새로운 지붕을 얹기로 한 돌창고. 지붕이 뜯어진데 이어 지붕을 떠받들고 있던 구조목들도 모두 철거되었다. 지붕이 깔끔하게 사라진 창고에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 그대로 담겼다. 오래된 돌창고 외부에는 시멘트 벽돌로 벽을 세워 확장된 부분이 있었다. 현무암 돌담과 부조화를 이룰뿐 아니라 돌창고 본연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사라져줘야할 대상이었다. 컴퓨터에 문서파일을 만드는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삭제는 단번에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벽을 쌓을 때는 벽돌 한장 한장 수직과 수평을 맞춰가며 공들여 쌓았을텐데 무너뜨리는 것은 금방이다. 외벽이 무너지자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