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9 . 1 0 . 2 0 . 화 | 칠레 이스터섬 Chile Easter Island
어제 석양을 봤던, 숙소 근처에 모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 다시 갔다. ( ->10월20일 첫번째글)
지는 해의 붉은 빛이 아닌 머리 위 태양으로부터 내려쬐는 직사광선을 받은
모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다시 보기 위해서.
그 곳을 둘러보다 초콜렛 색깔의 투박하지만 이쁜 안내판을 보게 되었다.
온통 스페인어 뿐이라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대충 무엇인지 감은 잡을 수 있었다.
지도처럼 생긴 그림에 선이 그어져 있고
아랫쪽에 번호도 있는 것으로 보아
걷는 길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도를 곰곰이 보고 있으니 아래 동그라미가
아무래도 어제 갔던 그 화산 분화구를 표시하는 것 같다.
날씨도 좋고 차도 없으니 천천히 걸어 보기로 했다.
망망대해 한 가운데 동떨어져 있는 이 섬에 전기는 어떻게 들어오는걸까?
의도하지 않은 초점 나간 사진.
모아이나 이스터섬과 직접 연관이 있는 것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무척 관광지스러운 것도 있었다.
하긴 바다 한가운데 똑 떨어져 있는 이 작은 섬에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왠만큼 큰 지도가 아니고서는 점으로도 표시 되지 않을만큼 작고
육지에서 비행기로도 5시간 이상 걸릴만큼 외진 이 섬은
우리가 살던 곳에서는 얼마나 멀까?
아쉽게도 한국은 없었다.
덥기도 하고 샌들을 신고 산까지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일단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어제 갔던 피씨방 옆 카페에 들렀다.
마음이 급했던 그제, 어제와는 달리 나른한 오후의 여유를 만끽했다.
운동화로 갈아신기 위해서 다시 숙소에 들렀다.
테라스의 탁자에 앉아 우리처럼 나른하게 오후를 보내고 있던,
캐나다에서 온 여행자들과 간결하게 대화를 조금 나누고
숙박비 지불을 위해 주인 아주머니를 만났다.
서로 미루다 결국 라니가 어렵게 아주머니께 말을 건넸다.
"방값 좀 깎아주세요~"
"No."
짧고 간결했다.
겸연쩍어 하며 제 값 다 주고 운동화로 갈아신었다.
그리고 어제는 차로 갔던 분화구 호수, 라노 카우(Rano Kau)로 향했다.
* 화구호(crater lake, 火口湖)와 칼데라호(caldera lake)는 다르다고 한다.
섬 유일의 마을, 항가로아(Hanga Roa) 거리.
오전에 들러 이스터섬 도장 찍었던 우체국.
바닷가의 잔디구장.
숙소 앞 건물. 디스코텍일까? 모아이가 함께 그려진 코카콜라 마크가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