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좋다는 소문이 자자해 찾아갔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불편한 숙소였다.
주인분이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이시니 밥상 받는 게 영 어색했다.
밥 다 먹고 나서도 숟가락만 놓고 일어나기가 우리 정서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놔두라는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니가 설겆이를 하기도 했다.
음식이 맛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매번 다른 메뉴의 한식을 내놓는 유럽의 한인민박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지난 밤에 먹었던 국과 반찬이 고스란히 다음 날 아침상에 올라오는 것도 어색했다.
할머니 혼자 계시니,
손님 바뀔때마다 침구를 교체해 주시길 바라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문 열쇠를 따로 주지 않으셨다.
초인종도 없어 외출했다 들어가려면 밖에서 목청껏 할머니든 다른 숙박객이든 누굴 불러내야했다.
그나마 두어번 부른 후에 들어갈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이틀밤 자고 이스터섬을 다녀와 하룻밤을 더 잤다.
그리고 다른 숙소로 옮겼다.
이스터섬에서 돌아온 날, 원래 정해진 저녁식사시간을 훌쩍 넘겨서
도착했음에도 저녁을 챙겨주신 할머니께는 죄송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돈 내고 불편하게 지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 칠레 산티아고 Chile Santiago
- 할머니민박
- 09년10월15일~10월17일 (2박)
- 09년10월21일~10월22일 (1박)
- 2인실 (공용 화장실/샤워실 사용)
- 12,000페소/인/일 (약 26,200원)
* 여행 당시의 환율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