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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3,4회 밖에 다니지 않는 배, 축제를 맞아 10회로 증편. 가파도/마라도 정기여객선 wonderfulis.co.kr
1 1 . 0 5 . 0 1 . 일 제주도에 이사 온 지도 딱 열흘째. 제주도에 이사 온 후 처음으로 올레를 걸었다. 비록 황사가 가득 실린 바람이 몰아쳤지만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 당산봉에는 봄이 한가득 담겨져 있었고 생이기정 바당길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흐린 날씨에도 푸르름을 머금고 있었고 우린 집에서 점심 먹고 걸어나와 이 모든 풍경을 보듬을 수 있음에 행복해했다.
비가 내렸다. 바람 없이 비만 내렸다. 까만 돌담, 현무암에 난 구멍이 빗물로 채워졌다. 4월의 마지막 날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변함없는 바람. 조금 더 따사로워진 햇빛. 새 잎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내음. 제주도에서 처음 맞는 봄의 따스함에 마음을 기대어본다.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도 바람이 많은 곳. 바다에 파도를 일으킨 바람이 불어와 청보리들도 일렁이게 하고 마음속으로까지 세차게 치고 들어온다. 바람이 분다. 휘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