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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60일] 당나귀 4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20. 16:50
0 9 . 1 0 . 1 0 . 토 | 모로코 페스 Morocco Fes 언뜻 보기에도 너무 많이 실은 것 같았다. 당나귀들의 등에는 가죽이 잔뜩 올려져 있었다. 자동차는 다닐 수 없을만큼 좁은 골목이 얽히고 섥힌 메디나. 오르막과 내리막도 계단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아 오토바이마저 다니기 곤란한 곳. 그런 메디나에서 운반은 온전히 당나귀의 몫이었다. 무거워서 힘든데 계단까지 내려가려니 더 안간힘을 써야 하는 것 같았다. 당나귀들은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맨몸의 사람들이 재촉을 했다. 결국 사단이 났다. 저 아래 먼저 내려간 당나귀 한마리가 쓰러졌다. 또 다시 사람이 채근했고 당나귀는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우리 마음에도 한없이 무거운 덩어리가 얹어졌고 금새 내려 앉았다. 라니는 더이상 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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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15일] 당나귀 3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8. 27. 14:00
0 9 . 0 8 . 2 6 . 수 | 그리스 산토리니 Greece Santorini (Σαντορίνη, Thira) 당나귀들은 섬에 새로운 항구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날듯이 기뻐했다.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무거운 짐을 실고 이 58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겠구나, 가끔 주인 짐이나 날라다 주고 여유자작 풀이나 뜯으면서 살면 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쉽게 실현되지 못했다. 주인이 그들을 그냥 들판에 풀어놓을리 만무했다. 고민 끝에 주인은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옛항구를 구경하러 내려온 사람들을 다시 마을로 태워 올려다 주고 돈을 받았다. 선선할 때는 그래도 할 만 하지만 여름 성수기가 되면 더운 날씨에 끊이지 않는 손님들 때문에 허리가 시큼거렸다. 한번씩 비라도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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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91일] 당나귀 2세계여행/중동 2009 2010. 7. 2. 20:24
0 9 0 8 0 2 일 | 요르단 페트라 Jordan Petra '동키, 동키' 걸어다니는데 초딩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당나귀를 타고 따라다니며 당나귀를 타라고 난리다. 무더운 날씨에 그늘 찾기 힘든 광활한 유적지를 걸어다닌다는 건 무척 힘들었고 당나귀 타기는 그래서 매력적인 수단이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미 아이들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는 당나귀들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발로 걷어차고 손으로 때리는 건 예사였다. 단순한 어린 아이들의 장난이 아니라 거의 학대 수준이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초리 든 손을 어깨 위로 높이 들어올렸다 당나귀의 목을 여러차례 후려치는 아이의 얼굴에서는 광기마저 느껴졌다. 그런 고초를 당하는 당나귀의 등에 올라탈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더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