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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24] 프랑스 아를 | 오드아이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0. 11. 3. 08:00
0 9 . 0 9 . 2 3 . 수 | 프랑스 아를 France Arles 프랑스 남부, 고흐의 도시, 아를에 도착한 후,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고 그리고 음식을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숙소를 찾다가 한적한 주택가에 접어들게 되었다. 가정집들이 모여 있음에도 사람은 한명도 보지 못하고 뜻밖에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다. 길고양이 같기는 한데 길고양이 치고는 너무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하얀 털을 가진 고양이는 아무런 경계도 없이 성큼성큼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어느 집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녀석과는 달리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는 비어 있는 것 같은 집 입구 난간에 올라섰다. 양쪽 눈 색깔이 다른 녀석, 꽤 사람이 그리웠다는 듯 한동안 카메라를 들이대는 낯선 이들 앞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잠시 후 익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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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22] 이탈리아 베네치아 | 세번째 네로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0. 10. 5. 13:00
0 9 . 0 9 . 1 2 . 토 | 이탈리아 베네치아 Italy Venezia 검은 고양이만 보면 중학교 때인가 언제인가 조건반사 설명에 나오는 종소리만 나면 침을 흘리는 개마냥 생각할 틈도 없이 네로라는 단어를 바로 떠올린다. 어떤 때는 무의식적으로 검 은 고 양 이 네 에~ 로 노래도 입안에서 맴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완전 새카만 올블랙 고양이. 이번 여행에서만 벌써 세번째 네로이다. 이집트와 바티칸에서 만난 네로들도 모두 이뻤지만, 여기 베네치아 부라노섬에서 만난 네로는 더 눈을 사로잡았다. 분홍색 집은 녀석을 또 다른 네로로 만들어주었다. 동요에 나오는 새빨간 리본 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듯 했다. 우리집 고양이 쿠키지니와 살기 전에 만났다면 아마 무서워서 긴장하며 길을 돌아서 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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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21] 바티칸 | 네로와 아저씨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0. 9. 29. 01:00
0 9 . 0 9 . 0 9 . 수 | 바티칸 바티칸시티 Vatican Vatican City 바티칸박물관 한켠에서 두꺼운 구름 사이로 얇게 내리쬐는 햇빛을 즐기고 있던 때깔 좋은 검은 고양이 네로. 게슴츠레한 눈으로 주위를 살피다 한 아저씨에게 슬그머니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음식을 노렸다. 아저씨는 네로가 노리던 음식을 점잖게 한 손으로 방어했고, 네로는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며 역시 점잖게 보챘다. 긴장한 채로 잔뜩 웅크려 있다가 잽싸게 덤벼들어 음식을 채 가는 것도 아니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고양이를 손이나 발을 휘저으며 쫓아내는 것도 아닌 바티칸에 참 어울리는 바람직한 고양이와 사람의 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