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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 냥이고양이/쿠키와지니 2008. 11. 14. 23:00
캔사료가 들어있는 싱크대 문이 열리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와서는 캔을 따고 그릇에 담는 내내 앵앵거린다. 짓궂게, 냥이들 코를 자극하는 맛좋은 냄새가 폴폴나는 그릇을 들고선 약을 올리다 내려 놓으면 코를 쳐박고 선홍빛 혀를 낼름거리며 금새 먹어치운다. 한점도 남기지 않고 마치 새 그릇처럼.. 그러고는 텔레비죤 위로 냉큼 올라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텔레비죤에 밀착시킨채 토요일 오후 적당히 따뜻한 가을 햇살과 텔레비죤의 전자파를 쪼이며 늘어진다. 간식 챙겨준 몸종도 빈 그릇을 그냥 마루에 내버려둔채 소파에 드러누워 함께 나태함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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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냥이고양이/그리고 2008. 11. 5. 23:00
0 8 1 0 3 1 F R I 도시에서도 그렇지만 시골서도 심심찮게 마주치게 되는 길고양이들은 대부분 눈이 마주치기게 무섭게 달아나 버린다. 인사할 잠깐의 시간도 주지 않은채 사라져 버리니 사진 찍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시월의 마지막날, 벼수확이 끝난 논에서 만난 이 아이는 몇걸음 가다 뒤돌아 보고 또 몇발자국 가다 뒤돌아 보기를 반복한다. 가까이 다가가려 나도 같이 움직였다간 금새 도망갈 것 같아 얼마되지 않는 줌기능이지만 최대치인 4배까지 쭈~욱 땡겨 사진으로 담다. 그렇게 몇 장 찍고 나니 다 찍었냐는 듯 저 반대쪽으로 힘차게 뛰어간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밥이나 잘 챙겨먹고 다니는지 괜한 염려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