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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12일] 안데스를 기어 오르는 장거리버스세계여행/남미 2009 2011. 5. 25. 09:30
0 9 . 1 2 . 0 1 . 화 | 페루 쿠스코(꾸스꼬) Peru Cuzco 자다가 처음으로 깼다. 새벽 다섯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여기는 쿠스코행 버스 안. 가이드북 가라사대 '15시간 소요'. 그렇다면 이제 삼분의 일쯤 지난 것이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눈을 감았다. 깊이 잠들지 못했다가 6시쯤 다시 일어나 버스 안의 화장실을 다녀왔다. 지겨운 의자에 돌아와 앉았는데 몸에서 이상한 반응이 나타났다. 갑자기 숨쉬기도 힘들어지고 토할 것 같이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도 생전 느껴보지 못한 희한한 느낌으로 아팠다.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그런걸까? 길이 너무 구불구불해서 그런걸까? 증세도 별나 맞는 약도 없고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없어 그냥 일단 견뎌내 보는 수 밖에 없었다. 눈을 감았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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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07일] 된장찌게 비빔밥 보신세계여행/남미 2009 2011. 5. 14. 10:00
0 9 . 1 1 . 2 6 . 목 | 페루 리마 Peru Lima 자다 깨다의 무한 반복이 음악소리에 멈췄다. 7시였다. 아침으로 빵과 커피가 나왔다. 부드러운 음악으로 손님을 깨우고 아침을 주는 자상함. 어제 저녁 탈 때부터 인상적인 일들의 연속인 버스. Cruz del Sur, 아무래도 이 버스회사에 반해버릴 것 같다. 9시가 넘어서 리마에 도착했다. 어제 아침 7시, 에콰도르 로하(Loja)를 떠난 후 24시간을 넘기고서야 도착했다. 중간에 들를만한 곳이 있기도 했지만 그냥 리마까지 내달려 버렸다. 여기도 공용 버스터미널이 아니고 이 버스회사만의 터미널. 페루 돈을 인출하고 문을 열고 터미널을 나서자 택시기사들을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들을 모두 뿌리치고 의기양양하게 큰 길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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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05일] 한나절, 로하세계여행/남미 2009 2011. 5. 10. 10:00
로하 버스터미널. 0 9 . 1 1 . 2 4 . 화 | 에콰도르 로하 Ecuador Loja 사소한 것이지만 장거리버스가 가이드북에 적혀 있는 예상소요시간보다 10분이라도 빨리 도착하면 무슨 선물이라도 받은 냥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10시간, 잘 견뎌보자 하고 탔는데 무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엔돌핀의 힘으로 박차고 일어나 짐칸에서 배낭을 내렸다. 터미널 바로 맞은 편에 우뚝 서 있는 숙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늘 해왔던대로 라니가 짐을 지키고 혼자 탐색을 하러 갔다. 철창문 옆에 겸손하게 달린 벨을 눌렀다. 잠시 후 복부비만이 걱정스러운 아저씨가 부시시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제 막 6시를 갓 넘긴 이른 아침. 졸립기는 우리도 마찬가지, 얼른 침대에 일자로 눕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비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