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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1여러가지 2016. 11. 26. 21:49
잘 버리지 못한다.언젠가 쓸 때가 있겠지 하면서... 그러다 쟁여놨던 물건 중에쓰임새를 다시 찾게 되는 일이아주 가끔, 정말 낮은 확률로 생기는데 그런 일은 언젠가의 쓸모에 대한 미련을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도록 쓰이지 않는 물건은 점점 늘어나고 책상 서랍은좋게 말해 추억창고고 나쁘게 말해쓰레기 매립장 같은 처지가 되어 갔다. 죽어서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고어짜피 이별해야 할 물건들.어지럽혀진 책상, 빈틈없는 책꽂이, 쓸데없이 꽉 차 있는 서랍, 발디딜틈 없는 창고를 이제는 정리해야 나가야하지 않을까? 마침 올해, 초부터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내용이 여러 매체를 통해 나왔고머릿속 저편에서 존재만 하던 의지에적절한 자극이 되어 주었다. 버리기가 잘 안된다면 망설여진다면사진을 찍어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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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과 수영장여행/호치민 2014 2016. 11. 9. 00:36
호치민에서 맞는 첫 아침이다.암막 커튼을 걷어내고 밖을 살폈다.호텔 건물 저 아래 대로에 끊임없이 지나가는 오토바이행렬을 보며 베트남, 호치민에 와 있음을 확인했다.그리고는 어제 이 시간에 입었던 차림과 완전 다른,반팔과 반바지의 가벼운 옷을 입고 식당으로 향했다.12월의 여름 옷차림. 한겨울에 동남아로 떠나는 여행의맛이다. 평소에는 챙겨먹지 않는 아침식사로 일상에서 벗어나있음을 재확인하고 방에 들렀다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 있는 수영장, 수영장이 있는 옥상.이것이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20층 아파트의 19층에 살다 단층 주택에서 땅에 발 붙이고 산지도 벌써 몇년이 지났다. 시골에 사는데다 제주도에는 높은 빌딩도 흔하지 않고 그 높은 빌딩에는 갈 일도 적다. 5층 이상의 높은 곳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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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동여러가지 2016. 11. 1. 02:55
11월이다.제주도 남쪽 먼발치의 해상에서 태풍이 다가올 때와 비슷한 강도의 바람이 불며 시작되었다. 근 석달 반만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2년 가까이 블로그를 방치하다 작년 봄, 겨우 다시 붙잡기 시작해 몇 달은 이따끔씩 긁적거려 글목록을 채워나갔다.그러다 어느 순간 놓치기 시작했고 별달리 바쁜 일도 없으면서 블로그 관리 화면만 어슬렁거렸다.사고 싶은 물건은 넘쳐나지만 정작 구매는 하지 않고 쇼핑몰 내부를 빙글빙글 돌며 구경만 하고 나오기를 반복하는 것 같이... 왜 그랬는지, 왜 그래놓고 다시 '글쓰기' 화면을 열었는지 차분히 조근조근 생각해내며 추려나가야 마땅한 글이 될 것이다.하지만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긴지 오래고 아침을 향해가고 있다. 내일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취침에 대한 압박이 극에 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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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EV 전기차 에어컨 필터제주/전기차 2016. 7. 17. 23:22
작년, 2015년 9월초부터 타기 시작한 레이 전기차.반짝반짝 새 차였던 것이 어느새 작은 긁힘들이 새겨지고 에어컨 필터에도 먼지가 많이 들어앉았다.히터를 많이 사용한 겨울이 끝난 후, 늦어도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 여름이 되기 전에 교체를 했어야하는데이래저래 미루다 6월도 3분의 2가 다 지나가는 시점에서야 새 필터를 주문하게 되었다. 글로브박스 박스를 열고 필터 뚜껑을 열은 후 자동차 내부에 깊숙히 박혀 있는 필터를 꺼냈다. 그리고 새 필터를 집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지나갔다. 혹시나 하며 두 필터를 비교해 보니, 아뿔사 이건 완전히 다른 필터였다. 잘못 주문했나? 아니면 잘못 배송이 되었나? 다시 확인해 봤지만 주문한 그대로 제대로 된 물건이 온 것이 맞았다. 그런데 왜 다른 것인가? 크기,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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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도착여행/호치민 2014 2016. 6. 22. 15:06
2014년 여름,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는 사고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달, 대만에서도 여객기가 추락했다. 그리고 다시 몇 달이 지나 호치민으로 가는 베트남항공의 이코노미 좌석에 앉았다. 사고가 났던 비행기에 탔던 사람들도 이렇게 앉아있었겠지. 뒷자리로 가는 사람들을 곁눈질하기도 하고창 밖으로 고개를 돌려 다른 비행기를 구경했겠지.항공사의 잡지를 뒤적거리거나 스마트폰으로가족이나 친구와 메세지를 주고 받기도 했겠지?얼마 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하루가 멀다하고 자동차 교통사고로 사람들이 목숨을잃지만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처럼 느끼고, 차를 타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 있으니 또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타고 운전을 ..